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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더 킹: 헨리 5세 – 왕관의 무게와 인간의 고뇌(역사적 배경부터 결론까지)

by pearl0226 2025. 7. 31.

더 킹: 헨리 5세 포스터
더 킹: 헨리 5세 포스터

 

2019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The King)’는 잉글랜드의 실존 군주 헨리 5세를 중심으로, 그가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여정과 즉위 이후 벌어진 프랑스와의 전쟁을 그린 실화 기반 역사 영화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 ‘헨리 5세’를 모티브로 현대적으로 각색했으며, 중세 왕권의 무게와 인간적인 고민, 그리고 정치·전쟁의 본질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영화는 화려한 영웅 서사 대신, 한 인간으로서의 헨리의 고독과 선택을 사실적이고 차분한 톤으로 묘사합니다.

역사적 배경과 줄거리

14세기 말~15세기 초, 잉글랜드는 왕권 불안정과 귀족 간 권력 다툼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영화 속 헨리(팀시 샬라메 분)는 권력과 전쟁에 무관심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는 술과 방탕한 생활에 빠져 권력 투쟁과 거리를 두고자 했지만, 부왕 헨리 4세의 죽음과 함께 원치 않던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즉위 이후 헨리는 잉글랜드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외부의 위협을 동시에 해결해야 했습니다. 결국 그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결심하게 되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아쟁쿠르 전투(Agincourt, 1415)’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둡니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전쟁 승리를 강조하지 않고, 전쟁이 남긴 상처와 권력의 무게를 짊어진 헨리의 내면을 깊게 탐구합니다. 특히 그가 신뢰하던 인물들의 음모에 휘말리고, 정치적 목적이 뒤섞인 전쟁의 실체를 깨닫는 과정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이룹니다.

인간적인 왕의 초상

‘더 킹: 헨리 5세’는 전형적인 영웅담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헨리의 고독과 고뇌를 부각합니다. 그는 무력으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지도자가 아니라, 평화를 원하지만 상황에 떠밀려 전쟁을 선택해야 하는 복합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영화는 지도자로서의 선택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운지를 세밀하게 보여주며, 권력 주변의 배신과 정치적 조작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안기는지 드러냅니다.

특히 헨리가 주변 인물들에 의해 전쟁으로 이끌렸음을 깨닫는 장면은 영화의 정점을 이루며, 권력의 본질과 책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개인의 명예’인지 ‘국가의 명분’인지,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입니다.

연기와 캐릭터

팀시 샬라메는 헨리 5세의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해 호평받았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왕관을 쓰게 된 인물이 느끼는 불안과 책임감, 그리고 지도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프랑스의 다우핀 왕세자는 오만하면서도 도발적인 태도로 헨리와 대립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합니다. 또한 조엘 에저튼이 연기한 팔스타프는 헨리에게 인간적인 조언을 해주는 동시에, 궁정에서 느끼기 힘든 따뜻한 유대감을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조연 캐릭터들은 헨리를 둘러싼 다양한 정치적·인간적 갈등을 구현하며, 영화의 서사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이는 관객이 단순히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 관계와 선택의 무게를 함께 느끼도록 이끄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연출과 전투 장면

감독 데이비드 미쇼는 중세 시대의 암울하고 사실적인 분위기를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특히 전투 장면에서는 과장된 음악이나 빠른 편집 대신, 무겁고 긴 호흡의 촬영으로 현실감을 강조했습니다. 아쟁쿠르 전투 장면은 진흙탕 속에서 진행되는 혼란스러운 백병전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전쟁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무의미한지 관객이 체감하도록 연출했습니다.

미술과 의상, 세트 디자인 또한 중세 유럽의 회색빛 전쟁 시대를 충실히 재현해 작품 전체의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이로 인해 영화는 단순히 역사적 재현물 이상의 현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메시지와 사회적 의미

‘더 킹: 헨리 5세’는 권력의 본질, 전쟁의 명분, 그리고 지도자의 책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룹니다. 헨리가 겪는 외로움과 갈등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며, 현재의 정치·사회 현실에도 연결되는 메시지를 제공합니다. 영화는 “전쟁과 권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그 답을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개봉 이후 영화는 팀시 샬라메의 연기력과 사실적인 전투 장면, 깊이 있는 주제 의식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서사가 느리고 차분하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으나, 이는 오히려 작품의 진지한 성격과 묵직한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결론

‘더 킹: 헨리 5세’는 왕관을 쓴 청년이 느끼는 책임과 고독, 그리고 권력이라는 무게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화려한 영웅 서사가 아닌, 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함으로써 역사 영화에 새로운 해석을 더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권력과 선택,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기며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