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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혼돈 속에서 찾아낸 삶의 의미(주인공 소개부터 결론 순으로)

by pearl0226 2025. 8. 2.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포스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포스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2022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영화입니다. 멀티버스라는 복잡한 SF 개념과 코믹 요소, 철학적 주제를 동시에 녹여낸 이 영화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강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단순한 액션·코미디 영화가 아닌, 현대인의 불안과 정체성, 가족 관계를 다루며 “우리가 정말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다중우주 속 평범한 주인공

주인공 에블린 왕(양자경 분)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입니다. 세금 문제로 세무 조사관과 갈등하고, 남편과의 관계는 멀어지고, 딸과는 정서적 벽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는 평행우주 속 무한한 ‘자신’과 연결되는 능력을 얻게 되며 상상할 수 없는 세계와 마주하게 됩니다. 닌자처럼 싸우는 요리사, 영화 스타, 심지어 손가락이 소시지인 우주의 자신까지—에블린은 무한한 가능성과 혼돈 속에서 진짜 ‘나’와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코믹과 철학의 절묘한 조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장르 혼합입니다. 초반에는 다소 혼란스러운 전개와 과장된 코믹 요소가 등장하지만, 중반부 이후 점차 삶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로 귀결됩니다. “모든 것이 아무 의미도 없다(Nothing matters)”는 허무주의적 시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랑과 연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가 절묘하게 대비됩니다. 관객은 웃다가 울고, 황당하다가 진지해지는 감정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됩니다.

가족과 관계의 이야기

영화의 핵심은 멀티버스가 아니라 가족입니다. 특히 에블린과 딸 조이(스테파니 수 분)의 관계는 세대를 아우르는 갈등과 화해의 여정을 상징합니다. 조이는 ‘모든 우주가 무의미하다’는 극단적인 허무주의에 빠지지만, 에블린은 다양한 우주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지금 눈앞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갈등하는 세대 간 관계와 정체성 문제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압도적인 연기와 연출

양자경은 이 영화에서 액션, 코미디, 드라마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키 호이콴(남편 웨이먼드 역)은 오랜 공백을 깨고 스크린으로 복귀해 순수하고 따뜻한 캐릭터로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또한 제이미 리 커티스(세무 조사관 디어드리 역) 역시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의 유머와 긴장감을 동시에 제공했습니다.

감독 다니엘 콴 & 다니엘 쉐이너트(일명 ‘다니엘스’)는 빠른 편집, 과감한 시각 효과, 예측 불가한 유머 코드를 사용해 영화 전체를 독특한 스타일로 완성했습니다. 로우 버짓으로도 창의성을 극대화한 연출 덕분에 영화는 독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왜 이 영화가 특별한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단순히 멀티버스 액션영화가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공허함과 불안감을 겪는 시기에, 영화는 “삶이 혼란스럽고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라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랑과 친절”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삶의 혼돈 속에서도 인간이 서로 연결되는 힘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수상과 반향

이 영화는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 등 총 7관왕에 오르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거뒀습니다. 독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세대 갈등·이민자 경험·정체성 혼란 등 현대인의 고민을 진솔하게 담아낸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결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우리가 왜 서로에게 친절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제시한 영화입니다. 황당할 정도로 기상천외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결국 가장 평범한 진리를 강조합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서로를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영화는 멀티버스라는 복잡한 개념을 이용해 결국 매우 인간적인 이야기로 귀결되는 보기 드문 성공작이며,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