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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퍼스트맨 – 인류 최초의 달 착륙,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이야기(줄거리부터 자체 평가까지)

by pearl0226 2025. 7. 31.

퍼스트맨 포스터
퍼스트맨 포스터

 

2018년 개봉한 ‘퍼스트맨(First Man)’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 분)의 삶을 그린 실화 영화입니다. 단순한 우주 개발 성공 신화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희생과 내적 갈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닐 암스트롱의 가정사, 심리적 부담, 그리고 국가적 프로젝트로서의 아폴로 계획이 지닌 의미를 함께 탐구하며 인간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줄거리

영화는 1961년 제미니 8호 임무부터 시작하여,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까지의 8년간 닐 암스트롱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그는 어린 딸 캐런을 뇌종양으로 잃는 개인적 비극을 경험한 뒤 더욱 고독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상실은 그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그는 우주 탐사 임무를 단순한 과학적 도전이 아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와 맞서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는 단순히 화려한 달 착륙 순간만을 보여주는 대신, 그 과정에서 암스트롱과 그의 동료들이 겪어야 했던 끊임없는 실패와 위험, 그리고 개인적 희생을 세세히 담아냅니다. 특히 아폴로 1호 화재 사고 등 실제로 발생했던 참사가 주는 충격은 우주 개발이 결코 낭만적 도전만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인간적인 닐 암스트롱

라이언 고슬링은 닐 암스트롱을 내성적이고 감정 표현이 서툰 인물로 그리며, 우주 개발의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독과 상실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가족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였습니다. 영화 속 닐 암스트롱은 감정의 기복을 크게 드러내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감정이 응축된 표정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특히 마지막 달 착륙 장면에서 암스트롱이 딸 캐런을 추억하며 달에 작은 유품을 남기는 장면은 영화의 정서를 압축하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이는 단순한 과학 기술의 성취가 아닌, 인간적 애도와 치유의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연출과 스타일

감독 데이미언 셔젤은 ‘라라랜드’에서 보여준 화려함 대신, 차분하고 사실적인 연출을 선택했습니다. 카메라는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며, 우주선 내부의 불안정함과 위험성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실제 우주비행 장면에서는 흔들림과 협소한 공간감을 강조해, 관객이 마치 우주선 내부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하게 합니다.

특히 아폴로 11호 발사 장면에서는 과도한 음악 대신 엔진의 폭발음과 진동 소리만으로 긴장감을 형성해, 당시 우주비행사들이 느꼈을 공포와 경외감을 사실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장면은 IMAX 촬영을 통해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관객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가족과 희생

‘퍼스트맨’의 중심에는 가족 이야기가 있습니다. 암스트롱의 아내 재닛(클레어 포이 분)은 남편의 위험한 임무를 묵묵히 지켜보며, 가정의 불안정함과 고독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 합니다. 영화는 재닛이 남편에게 임무 전 솔직하게 대화할 것을 요구하는 장면을 통해, 우주 탐사가 단순한 국가적 영웅담이 아니라 개인과 가족에게 주는 부담임을 강조합니다.

결국 암스트롱의 달 착륙은 단순한 개인적 성취가 아니라, 그와 그의 가족, 동료, 그리고 수많은 무명의 인력들이 감당해야 했던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영웅서사를 한층 인간적인 이야기로 바꾸며, ‘달에 간 인간’이 아닌 ‘달에 간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강조합니다.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

저스틴 허위츠가 작곡한 OST는 차분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특히 달 착륙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은 경외감과 동시에 암스트롱 개인의 내적 여정을 반영하는 듯한 서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 또한 세밀하게 구성되어, 우주선 내부의 진동과 무중력 상태의 정적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몰입감을 높입니다.

평론

‘퍼스트맨’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향편집상을 수상했으며, 음악과 촬영, 연출 모두 호평을 받았습니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단순한 영웅담이 아닌, 인간적인 접근법을 통해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을 다시금 새롭게 조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가족 이야기와 개인적 상실의 드라마가 우주 개발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체 평가

‘퍼스트맨’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승리의 순간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희생한 개인의 고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영화입니다.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면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영웅 뒤의 인간’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었습니다. 이 영화는 우주 개발의 상징성과 함께, 인간적 상실과 회복의 이야기로서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