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개봉한 ‘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실제 감독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 경험담에 기반해 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두 명의 젊은 영국군 병사가 아군 1,600명을 구하기 위해 단 하루 동안 목숨을 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1917’은 긴박한 전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험하는 듯한 촬영 기법으로 관객들을 전장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며, 전쟁 영화의 새로운 장르적 도약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줄거리 – 목숨을 건 임무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강렬합니다. 주인공 스코필드 상병(조지 맥케이 분)과 블레이크 상병(딘-찰스 채프먼 분)은 최전선에 있는 부대에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받습니다. 해당 부대는 다음 날 독일군이 설치한 함정으로 돌진하려 하고 있었고, 이를 막지 못하면 1,600명의 아군이 전멸할 위기에 처합니다. 특히 그 부대에는 블레이크의 형도 포함되어 있어 임무는 단순한 명령 전달을 넘어 개인적 사명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두 병사는 적진을 가로질러 참호를 지나고, 포격으로 무너진 마을과 황폐한 농장을 지나면서 목숨이 걸린 장애물을 하나하나 넘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일군의 매복, 민간인의 희생, 전쟁으로 파괴된 삶의 흔적을 목격하게 되고, 전쟁이 단순한 전투가 아닌 인간성의 상실과 절망으로 이어지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촬영 기법 – 원컨티뉴어스 숏의 몰입감
‘1917’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 전체가 마치 하나의 롱테이크로 촬영된 듯한 원컨티뉴어스 숏 기법입니다. 실제로는 여러 개의 장면이 정교하게 편집된 것이지만, 관객은 두 주인공이 움직이는 모든 순간을 끊김 없이 따라가게 되어 마치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는 자연광을 적극 활용하고, 전투의 혼란과 공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불타는 마을 장면과 강을 따라가는 장면은 영화사에 남을 만한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기술적 완성도 덕분에 ‘1917’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비롯해 3관왕에 올랐습니다.
인물과 연기
조지 맥케이는 전쟁의 공포와 피로 속에서도 끝까지 임무를 수행하려는 병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했습니다. 그의 연기는 과장되지 않고 절제되어 있어, 관객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블레이크 상병 역의 딘-찰스 채프먼은 따뜻함과 순수함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어, 영화 초반의 비극적 전환점에서 깊은 감정선을 형성합니다.
또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등 짧지만 강렬한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극의 긴장감을 한층 높였습니다. 특히 전쟁 상황 속 각기 다른 장교들의 성격과 태도는 당시 군대의 위계와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
영화는 전투의 영웅성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쟁 속에서 인간이 겪는 고통, 두려움, 그리고 연민을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스코필드가 적진을 뚫고 임무를 완수하려는 과정은 단순한 명령 전달을 넘어, 인간의 의지와 희생을 상징합니다. 특히 전쟁으로 파괴된 마을에서 만난 어린 소녀와 아기의 장면은 전쟁이 민간인에게 끼치는 상처를 잊지 않게 합니다.
‘1917’은 전쟁이란 이름으로 벌어지는 무의미한 희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하려고 애쓰는 인간성의 힘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전쟁 영화로서의 차별성을 제공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음악과 분위기
토마스 뉴먼이 맡은 영화 음악은 긴박함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전쟁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차분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음악은 주인공의 심리 상태와 사건 전개의 박동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사운드 디자인 역시 총성과 폭발음, 침묵의 순간을 섬세하게 조율해 관객이 실제 전장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은 체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수상과 평가
‘1917’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음향혼합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평론가들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전쟁 속 인간성에 대한 찬사”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기술적 혁신과 감정 서사의 결합은 전쟁 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결론
‘1917’은 단 하루 동안의 임무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의 빛을 동시에 보여준 영화입니다. 화려한 전투 대신, 개인의 희생과 의지를 담아낸 이 영화는 전쟁의 비극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관객에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진짜 영웅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완성도와 감동적인 서사로, ‘1917’은 현대 전쟁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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