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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50

[영화 리뷰] 더 파더 – 기억 속에서 길을 잃은 아버지, 그리고 무너져가는 세계(평범한 일상 속 균열부터 잊히는 것과 남는 것 순으로) ‘더 파더(The Father, 2020)’는 노년의 치매를 주제로, 한 사람의 시선을 통해 ‘기억이 무너지는 과정’을 관객이 직접 체험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플로리앙 젤레 감독이 자신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주인공 안소니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가 인생 최고의 연기 중 하나를 보여주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수상했습니다. 단순한 병리 묘사가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과 관계의 붕괴를 깊이 파고드는 감정 드라마로서 큰 울림을 줍니다.시작 – 평범한 일상 속에 스며드는 균열안소니(안소니 홉킨스)는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가며, 여전히 스스로를 독립적이고 유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딸 앤(올리비아 콜먼)은 아버지의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의심과 혼란을.. 2025. 8. 11.
[영화 리뷰] 셀마 – 한 걸음씩, 역사를 바꾼 용기와 목소리(불완전한 자유부터 한 걸음이 만든 역사 순으로) ‘셀마: 끝없는 행진(Selma, 2014)’은 1965년 미국 인권운동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의 행진’을 다룬 작품입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데이비드 오옐로워)와 흑인·백인 시민들이 함께 나선 이 평화 행진은 결국 흑인 참정권을 보장하는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 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아바 두버네이 감독은 전기 영화의 틀을 넘어, 전략과 협상, 희생과 결의가 복합적으로 얽힌 당시의 현실을 사실적이고 밀도 높게 그려냅니다.시작 – 참정권을 향한 불완전한 자유1960년대 미국 남부는 법적으로 흑인 참정권이 보장되어 있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문해 시험, 과도한 등록 수수료, 폭력과 협박 등 제도적·물리적 장벽이 흑인의 투표를 철저히 차단했.. 2025. 8. 11.
[영화 리뷰] 아바타: 물의 길 – 바다와 가족, 그리고 끝나지 않은 판도라의 이야기(재편된 서사부터 마무리 순으로) ‘아바타: 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 2022)’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공개한 ‘아바타’ 시리즈의 두 번째 장으로, 전작이 숲과 대지의 생태계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바다와 해안 부족의 문화를 중심으로 서사를 확장합니다. 영화는 전작보다 훨씬 감정적으로 밀도 높으며, 가족애·희생·환경 보존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냅니다. 개봉 당시 최첨단 3D·HDR 촬영 기술과 실제 수중 모션 캡처를 결합한 장면들은 ‘영화관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전쟁 이후 – 가족을 중심으로 재편된 서사전작의 결전 후,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는 네이티리(조 샐다나)와 함께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부족의 지도자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인류는 패배를 잊지 .. 2025. 8. 10.
[영화 리뷰] 아바타 – 판도라에서 피어난 새로운 세계와 선택의 이야기(아바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아바타가 남긴 것 순으로) ‘아바타(Avatar, 2009)’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0여 년의 제작 기간과 최첨단 3D 기술을 투입해 완성한 SF 블록버스터입니다. 22세기 중반, 지구의 에너지원 고갈로 인해 인류가 외계 행성 판도라로 향하고, 그곳 원주민 나비족과의 갈등 속에서 한 인간이 선택의 기로에 서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개봉 당시 3D 영화의 혁신적 경험을 선사하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1위(당시 기준)에 올랐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술상·촬영상·시각효과상을 수상했습니다.이 작품은 기술적 성취를 넘어, 제국주의·환경 파괴·문화 충돌이라는 주제를 대규모 서사와 감각적인 비주얼로 풀어낸, 현대 SF 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됩니다.판도라로 향한 인간 – 아바타 프로젝트의 시작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는 하반.. 2025. 8. 10.
[영화 리뷰]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 탐욕의 파도 위에서 춤춘 한 남자의 기록(브로커의 탄생부터 탐욕의 거울 순으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는 실존 인물 조던 벨포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3시간짜리 탐욕의 대서사시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아, 평범한 월가 신입 브로커에서 시작해 주가 조작과 불법 거래, 마약과 향락에 빠진 억만장자 사기꾼, 그리고 몰락한 범죄자로까지 내려앉는 과정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그려냅니다. 2013년 개봉 당시 수위 높은 장면과 과감한 블랙코미디, 그리고 화려한 파티와 도덕적 붕괴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큰 논란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실화가 아니라, 20세기 말 미국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탐욕의.. 2025. 8. 9.
[영화 리뷰] 캐치 미 이프 유 캔 – 거짓과 진실 사이, 천재 사기꾼의 달콤한 추격전(소년의 탈출부터 거짓과 진심의 경계 순으로)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은 1960년대 미국 전역을 뒤흔든 실존 인물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의 이야기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19세 이전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수표 사기, 조종사·의사·변호사로 신분을 속이며 FBI를 농락한 ‘천재 사기꾼’과 그를 집요하게 쫓는 요원의 추격전이 중심 서사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의 연기 호흡, 경쾌한 리듬, 그리고 유머와 드라마를 오가는 완급 조절이 어우러져, 범죄극이자 성장담, 그리고 부성애 이야기로까지 확장된 수작입니다.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닙니다. 스필버그는 화려한 범행 장면과 긴박한 추격전 속에, 한 소년의 외로움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담았습니다. ‘왜’ 그는 그렇게까지 속.. 2025. 8. 9.